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면 가끔 ‘저 사람 말 진짜 잘한다.’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말을 잘 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전문용어를 포함해서 지식을 뽐내는 것? 미사여구로 가득 찬 문장으로 포장하는 것?
‘유시민’저자님이 집필하신 본 책을 통해 해당 질문의 답을 직관적으로 알아가실 수 있을 겁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선 어떤 식으로 문장을 구성해야 할지 고민할 것이고 이런 훈련이 계속되면 자연스럽게 논리정연한 말하기 역시 터득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제가 본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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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증(論證)의 미학(美學)
취향을 두고 논쟁하지 말라
주장은 반드시 논증하라
주제에 집중하라 -
글쓰기의 철칙
글쓰기는 기능이다
발췌 요약에서 출발하자
글쓰기의 철칙 1
글쓰기의 철칙 2
혹평과 악플을 겁내지 말자 -
책 읽기와 글쓰기
독해력
모국어가 중요하다
번역서가 불편한 이유
말이 글보다 먼저다
추천도서 목록을 무시하라 -
전략적 독서
독해란 무엇인가
글쓰기에 유익한 독서법
《자유론》과 《코스모스》
전략적 도서 목록 -
못난 글을 피하는 법
못난 글 알아보기
우리글 바로쓰기
중국 글자말 오남용
일본말과 서양말 오염
단문 쓰기
거시기 화법
우리말의 무늬 -
아날로그 방식 글쓰기
글쓰기 근육
짧은 글쓰기
군더더기 없애는 법
소통의 비결 -
글쓰기는 축복이다
사는 만큼 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글쟁이의 정신승리법 -
시험 글쓰기
시험 글쓰기의 특별함
시험 전에 할 일
실전 연습과 그룹 첨삭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주요 내용
말을 하고 글을 씀에 있어서 저자가 생각하는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글을 작성할 때 전개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하며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목차에도 자세히 나와있는 것처럼 주제가 벗어나지 않는 것, 반복 학습(숙달)에 중요도를 두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 훈련을 해야 하는지, 나아가 훈련이 부족하다면 생기는 좋지 않은 글을 예시로 들어 독자들이 좋은 글쓰기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책을 집필해 주었다.
인상 깊었던 구절
첫째,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셋째,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이 세 가지 규칙을 잘 따르기만 해도 어느 정도 수준 높은 글을 쓸 수 있다. / p19
누구든 노력하고 훈련하면 비슷한 수준으로 해낼 수 있다. 논리 글쓰기는 문학 글쓰기보다 재능의 영향을 훨씬 덜 받는다. 조금 과장하면 이렇게 주장할 수 있다. 노력한다고 해서 누구나 안도현처럼 시들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누구든 노력하면 유시민만큼 에세이를 쓸 수는 있다. / p48
글쓰기에는 철칙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많이 읽어야 잘 쓸 수 있다. 책을 많이 읽어도 글을 잘 쓰지 못할 수는 있다. 그러나 많이 읽지 않고도 잘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둘째, 많이 쓸수록 더 잘 쓰게 된다. 축구나 수영이 그런 것처럼 글도 근육이 있어야 쓴다. 글쓰기 근육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쓰는 것이다. 여기에 예외는 없다. 그래서 ‘철칙’이다. / p62
텍스트 요약은 귀 기울여 남의 말을 듣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남의 말을 경청하고 바르게 이해해야, 남도 내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남들이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글을 쓰고 싶다면, 내가 먼저 남이 쓴 글을 이해하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말로든 글로든, 타인과 소통하고 싶으면 먼저 손을 내미는 게 바람직하다. / p65
자기소개서는 창작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을 텍스트로 삼아 핵심을 요약하는 것이다. / p71
어떤 글을 잘 썼다고 할까? 시와 소설 같은 문학작품은 객관적인 기준을 세우기 어렵다. 그러나 논리 글은 다르다. 논술 시험 답안, 문학평론, 신문 기사와 칼럼, 연구 논문, 보도자료 같은 글은 어느 정도 객관적인 기준을 정할 수 있다. 나는 두 가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반박하거나 동의할 근거가 있는 글이어야 한다. 이렇게 글을 쓰려면 다음 네 가지에 유념해야 한다.
첫째,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주제가 분명해야 한다.
둘째, 그 주제를 다루는 데 꼭 필요한 사실과 중요한 정보를 담아야 한다.
셋째, 그 사실과 정보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명하게 나타내야 한다.
넷째, 주제와 정보와 논리를 적절한 어휘와 문장으로 표현해야 한다. / p74~75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독서광이 되어야 한다. 책을 읽지 않고 타고난 재주만으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없다. 글 쓰는 기술만 공부해서 잘 쓰는 사람도 물론 없다. / p79
글은 지식과 철학을 자랑하려고 쓰는 게 아니다. 내면을 표현하고 타인과 교감하려고 쓰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화려한 문장을 쓴다고 해서 훌륭한 글이 되는 게 아니다. 사람의 마음에 다가서야 훌륭한 글이다. / p91
언어는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 p108
임재춘 선생은 한 문장에 하나의 개념(생각, 주장)만 담는다는 글쓰기의 원칙을 설명하려고 예문을 들었다. 한 문장에 생각 하나를 담으면 저절로 단문이 된다. 나는 문장을 단문으로 쓰는 원칙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글을 쓸 때 이 원칙을 따르려고 노력한다. / p131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고르는 기준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인간, 사회, 문화, 역사, 생명, 자연, 우주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개념과 지식을 담은 책이다. 이런 책을 읽어야 글을 쓰는 데 꼭 필요한 지식과 어휘를 배울 수 있으며 독해력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둘째는 정확하고 바른 문장을 구사한 책이다. 이런 책을 읽어야 자기의 생각을 효과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문장 구사능력을 키울 수 있다. 한국인이 쓴 것이든 외국 도서를 번역한 것이든 다르지 않다.
셋째는 지적 긴장과 흥미를 일으키는 책이다. 이런 책이라야 즐겁게 읽을 수 있고 논리의 힘과 벗을 느낄 수 있다. 좋은 문장에 훌륭한 내용이 담긴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으면 지식과 어휘와 문장과 논리 구사 능력을 한꺼번에 얻게 된다. / p136~137
어떻게 하면 잘못 쓴 글을 알아볼 수 있을까?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다. 텍스트를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이다. 만약 입으로 소리 내어 읽기 어렵다면, 귀로 듣기에 좋지 않다면, 뜻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잘못 쓴 글이다. 못나고 흉한 글이다. / p170
‘모양’은 겉으로 보는 생김새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 뜻이 있는 단어는 ‘모양’말고도 많다.
‘모습”자태”꼴”꼬락서니”몰골’같은 말이다. 느낌이 좋은 순서로 배열하면 자태-모습-꼴-꼬락서니-몰골이 된다. 이 여섯 단어를 잘 어울리는 다른 단어와 묶어보자. 천사처럼 고운 자태, 사나이다운 모습, 여러 가지 모양, 지저분한 꼴, 한심한 꼬락서니, 비참한 몰골, 이렇게 된다. 서로 무늬가 잘 어울리는 또는 궁합이 맞는 조합이다. 이렇게 어울리는 단어를 조합해 뜻을 정확하게 표현하면 좋은 문장이 된다. 천사 같은 꼬락서니, 비참한 자태, 사나이다운 몰골을 어떤가? 한마디로 불행한 만남이다.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조합하면 문장은 엉망이 되고 뜻을 전하기도 어렵다. / p211
죽은 사람이 누구이며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이 어떠냐에 따라 단어 선택이 달라진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자연스럽다. ‘독재자 영감탱이가 뒈졌어’도 괜찮다. ‘내 친구가 밥숟가락 놨어’는 전후 사정에 따라서 자연스러울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랑하는 남편이 골로 갔다’는 확실히 어색하다. / p211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글을 써야 하는 사람, 동호회 게시판이나 블로그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사람, 공부를 하거나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글쓰기 훈련을 하는 사람은 분량을 엄격하게 정해두고 글을 쓰는 게 좋다. 그렇게 해야 압축의 미학과 경제적 효율성을 갖춘 글을 연습할 수 있다. / p234
글은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써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텍스트 안에서 뜻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말을 되도록 쓰지 말아야 한다. 개념어든, 전문용어든, 사람 이름이든, 사건 이름이든 마찬가지다. 꼭 써야만 한다면 적당한 곳에 그 뜻을 알려주는 정보를 함께 넣어야 한다. 학술적으로 깊이가 있는 전문서라면 주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를 분명하게 짚어주어야 한다. 포털 검색을 하거나 사전을 찾아보거나 누구한테 물어볼 필요가 없도록 해야 한다. 집중해서 읽으면 누구든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써야 한다. / p250
왜 글을 쓰는가?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한테 왜 쓰냐고 묻다니, 필요 없는 질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사실 그렇지가 않다. 잘 쓰려면 왜 쓰는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왜 쓰는지 모르면 잘 쓸 수 없기 때문이다. / p257
이슬람 테러조직을 추종하는 이란 출신 남자가 카페를 점거해 손님과 직원 수십 명을 인질로 잡았다. <중략> 방송이 긴급 뉴스로 인질극을 현장 중계하던 시각, 시드니 시내 전차에서 어떤 여자가 조용히 머리에 두르고 있던 수건을 풀었다. 모슬렘 여성들이 쓰는 헤자브였다. 그녀가 역에 내렸을 때 백인 여자가 조용히 다가와 말을 걸었다. “다시 헤자브를 쓰세요. 내가 당신과 함께 걸어갈게요.” 모슬렘 여인은 백인 여자를 끌어안고 흐느껴울다가 혼자서 역을 떠났다. / p262
기술만으로는 훌륭한 글을 쓰지 못한다. 글 쓰는 방법을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내면에 표현할 가치가 있는 생각과 감정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훌륭한 생각을 하고 사람다운 감정을 느끼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그런 삶과 어울리는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 p264
글을 마치며…
책을 처음 읽었을 때 가장 공감이 가면서 반성했던 부분이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분하지 않고 내 생각을 설득하려 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나는 ~~를 좋아해’라는 의견은 단지 취향 고백일 뿐이다. ‘틀린’게 아니라 ‘다른’것이다. 맞다, 틀리다 논할 주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누군가 무엇을 좋아하는데 그걸 ‘틀리다’라고 말을 하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 만약 ‘이건~~한 점이 좋아’ 라고 하면 애기가 다르겠지만 말이다.
요즘 SNS를 보면 자신의 주관적인 의견을 내는 영상에서 조차 공격적인 댓글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냥 어느 브랜드의 무엇이 좋아서 좋다고 얘기를 하기만 해도 다른 브랜드가 더 우수하니 기능이 좋니, 맛이 좋니 등등…
책 읽기를 소홀히 했던 요즘 다시 포스팅을 시작하면서 나를 되돌아보게 됐다. 글을 잘 쓴다는 건 주장을 논리적으로 적어나갈 수 있다고도 볼 수 있고, 이는 본인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정리가 쉽게 된다면 글을 말 또한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공부도 마찬가지로 직접 하기는 쉽지만 누군가를 가르치는 건 정말 해당 학문을 깊이 이해하지 않는 한 쉽지 않다. 그만큼 어떠한 현상이나 사건에 대해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에는 알아듣기 쉽게 말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글도 잘 쓰게 되며 말도 잘 하게 되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추가적으로 본 책은 저자가 글쓰기 특강을 다니면서 청중의 범위가 청소년부터 일반인, 강사까지 너무 넓어 2시간 내에 모든 내용을 알려주기 쉽지 않아 2권의 책으로 나누어 집필한 걸로 알고 있다.
그중 1편이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고 2편이 ‘유시민의 논술 특강’이다. 만약 본인이 논술을 준비한다면 논술특강 책을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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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책을 읽고 쓴 지극히 주관적인 소감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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