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소설

  • 고백

    고백
    독서 시기 : 18.08.01 ~18.08.03/ 296p
    이미지 출처 : yes24 검색 / 고백

    히가시노 게이고, 기욤뮈소 작가님들의 소설을 좋아하신다면 만족하실만한 책입니다.

    책의 제목 ‘고백’처럼 본인의 딸을 죽인 사람이 반에 있다고 하며 복수를 실행하는 한 중학교 선생님의 내용을 다루고있습니다.

    영화로 제작이 될 만큼 굉장히 몰입도가 높은 책이며, 여러 사회문제 역시 다루고있어 굉장히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그럼 제가  ‘고백’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고백’ 목차

    • 성직자
    • 순교자
    • 자애자
    • 구도자
    • 신봉자
    • 전도자


    ‘고백’ 주요 내용

      ‘십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작가’ ‘인간의 마음을 소름 끼치도록 해부하는 작가’라는 평단의 호평과 더불어, 발표하는 작품마다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미나토 가나에. 그의 강렬한 데뷔작 『고백』은 “내 딸을 죽인 사람은 바로 우리 반에 있습니다”라는 충격적인 고백과 함께 범인인 열세 살의 중학생들에게 믿을 수 없는 가혹한 복수를 실행하는 어느 선생님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촉법소년 범죄, 등교거부, 왕따, 사적복수, 에이즈, 미혼모, 존속살해 등 어느 작품보다 충격적인 화두로 출간 즉시 뜨거운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직설적인 화법과 섬세한 심리묘사, 엄청난 몰입도와 속도감을 자랑하며 각종 미스터리 차트를 석권, 지금까지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출처 : yes24 – 고백 – 책소개

    인상 깊었던 구절

    “그 애, 내 눈앞에서 눈을 떴거든. 그랬는데 내가 수영장에 그앨 던져버렸어.” / p145
    ‘나는 와타나베가 실패한 일에 성공한 거다.’ / p174
    살인이 범죄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악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 p207
    이상이 내 ‘태생’과 ‘내면에 숨은 광기’,그리고 ‘동기’ – 정확하게는 첫 번째 범죄의 ‘동기’이다. / p222
     어떤가요, 와타나베 군. 이것이 진정한 복수이자, 와타나베 군의 갱생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 p267

    글을 마치며…

      살인은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올바른 방법으로 인정될 수 없다. 살인은 명확한 범죄행위이다. ‘고백’은 한 아이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사람의 가치관, 상황을 독백의 형식으로 써 내려간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자신의 딸이 살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독백을 하는 담임 선생, 살인이 범죄이지만 악이라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하며 자신만의 세계관에 빠진 한 살인마의 모습, 자신은 넘지 못할 사람에게 열등감을 느끼다 살인이라는 방법을 통해 자기만족에 빠진 광기, 이를 지켜보았던 엄마의 일기장, 마지막으로 담담하게 선택의 여지를 주며 복수를 하는 담임선생의 독백, 이 모든 전개가 한 책에서 300p 가량 되는 짧은 분량에 모두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각 챕터마다 독백을 하는 인물에게 몰입을 하며 각자의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몰입의 인과관계가 확실하며 인물의 심리묘사를 철저하게 하여 자연스럽게 내가 그 인물이 된 것처럼 그 감정을 느끼게 된다. 특히나 ‘구도자’파트에서 나오는 나오키의 심리묘사는 정말 대단했다. 내가 책을 읽고 있지만 나오키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졌다. 강력범죄자에게 복수를 하는 걸 보면 범죄는 맞지만 이해는 되는 것처럼 나오키의 상황, 행동, 결과가 나름 이해가 되는 느낌이었다.
      이 책의 처음과 마지막 챕터는 담임 선생의 독백으로 수미상관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전개 방식이 잘못하면 굉장히 식상해지기 마련이라 생각하는데, 독자들에게 여운을 남기는 마무리가 매듭을 잘 지어준 것 같다. 담임으로써 갱생을 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다 한 아이의 부모로서 복수를 하는 모습을 곱씹으며 한 번 읽기보단 두 번 읽으며 독백마다 심리 변화를 느끼면 더욱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함께 참고하면 좋은 글 추천

    전갈의 아이

    향수

    매스커페이드 호텔


    이상 ‘고백’ 이라는 책을 읽고 쓴 지극히 주관적인 소감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황태자비 납치사건

    황태자비 납치사건

    황태자비 납치사건
    독서 시기 : 18.07.25 ~18.07.27/ 476p
    이미지 출처 : yes24 검색 / 황태자비 납치사건

    조선의 국모였던 명성황후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른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죠.

    이후 백 년이 지난 어느 날, 일본의 황태자비가 납치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사실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라 무척 흥미진진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소재로 한 김진명 작가님의 소설

    그럼 제가  ‘황태자비 납치사건’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황태자비 납치사건’ 목차

    • 가부키 극장
      황태자비 납치
      기자회견
      대담한 범죄
      신문
      불길한 징조
      단서
      의문의 편지
      자살 기도
      이미지 조작
      KBS 음모
      긴급 수사 회의
      선정적인 기사
      납치 이유
      비상검문 기록
      범인의 정체
      추적
      납치사건과 소설
      탈출 기도
      특종
      현해탄의 충격
      범인의 그늘
      연병장의 아침
      바다 건너 먼 곳
      마사코의 결심
      위장
      외무성의 비밀문서
      한성공사관의 전문 네 장
      사라져버린 435호 문서
      충돌
      미궁
      정치의 논리
      일방통행
      폭도 난입
      압력
      반격
      범행의 목적
      명성황후를 불태운 이유
      사라진 문서의 행방
      사관과 의인
      다이 장군의 후손
      그날 그곳의 기록
      절호의 기회
      위기
      황태자비 살해 계획
      납치범의 실체
      유네스코와 일본 교과서
      공범
      출동
      비밀 지령
      우리의 방식
      435호를 숨기고 있는 자
      에조의 비밀 보고서
      역사의 강은 멈추지 않는다

    – 출처 : yes24 – 황태자비 납치사건 – 목차


    ‘황태자비 납치사건’ 주요 내용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소재로 한 김진명의 소설 『황태자비 납치 사건』의 개정판으로, 기존 2권의 책으로 구성되었던 것을 한 권으로 엮었다. 작가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서 왜 황후의 시신이 불태워질 수 밖에 없었는가 하는 의문을 해결해 줄 비밀 보고서가 있다는 전제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조선의 국모였던 명성황후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일본에 의해 잔인하게 욕보이고 불태워지고 만 것이다. 이른바 명성황후 시해사건이다. 그리고 백 년이 지난 어느 날, 일본의 황태자비가 납치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이고,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가? 앞으로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당대의 첨예한 현실을 문제삼아 독자들의 역사 인식을 고취시키는 데 앞장서 온 작가 김진명은 이 책에서 사실에 기반을 둔 소재와 작가적 시각으로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리얼리티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을 압도하는 그만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 소설을 쓰면서 일본의 비윤리성과 잔학성 못지않게 우리 한국에 대해서 말할 수 없는 자괴감과 비겁함을 느꼈다는 작가의 말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대목이다.

    – 출처 : yes24 – 황태자비 납치사건 – 책소개

    인상 깊었던 구절

    가부키 공연 중 황태자비가 납치된다.

    범인으로부터 그 어떤 연락도 없다.

    경찰은 범인이 황태자비의 동창으로 위장했다는 사실 외에는 밝혀낸 것이 없다.

    다나카 경시정에게 도움을 요청한 담당 경찰.

    다나카 경시정은 진짜 고마코로부터 회사 동료들이 황태자비에 대해 자주 물었다고 듣게된다.

    아라이, 미치코, 요시코.

    세 여자는 처음에는 입을 열지않았지만,

    가네히로가 자신들이 아닌 황태자비를 염모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배신감을 느끼고 가네히로에 대해 털어놓는다.

    하지만 가네히로는 가상의 인물.

    세 여자는 그가 작가였고,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충분히 작가의 분위기를 느껴 의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작가라고 하기에는 너무 쉬운 단어를 모르는 경우가 있었고

    만남 초기에는 말수가 없다가 나중에는 아주 유창하게 말을 했다고 전했다.

    다나카는 그 이야기로부터 그가 외국인이 아닐까 의심하게 되고

    출입국 조사를 하여 가네히로의 정체를 밝혀낸다.

    김인후, 27세, 히토츠바시대학 유학생.

    이제 윤곽이 드러나는구나 했지만, 그는 며칠 전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부당하다고 생각한 순간 실행하라. 용기는 자유를 주지만 비겁은 굴종을 줄 뿐이다. / p204
    황태자비는 성품이 곧게 보이는 납치범이 이런 사건을 벌인 이유가 궁금해진다.

    자신을 납치했지만 보호하듯이 신경써주는 납치범.

    어느날 밤 황태자비는 심한 복통이 생기고 혹시나 임신이 아닐까 걱정한다.

    납치범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황태자비를 병원으로 데려가고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을 병원으로 데려가준 납치범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납치범, 아니 임선규로부터 명성황후 시해 사건과 외곡된 일본의 역사 교과서에 대해 듣는다. 

    “선생님. 저는 역사의 복수를 하려는게 아닙니다. 우리 한국인들의 비겁함에 복수하고자 하는 겁니다. (중략) 나라의 위신이 깎이고 민족의 정기가 훼손돼도 경제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오늘날의 정치인,관리,경제인들,역사왜곡이 나와 무슨관계가 있느냐며 오로지 연예인에게만 환호하는 한심한 젊은이들. 저는 황태자비를 죽이고

    저 역시 죽음으로써 그 비겁함에 참회하고자 하는 겁니다”

    오래전, 과거의 일이다.

    어떤이는 캐캐묵은 과거의 일로 분란을 일으켜 경제적, 외교적 손실을 안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한다.

    과거의 일을 들춰낸다고 뭐가 바뀌냐는 말도 있다.

    물론 과거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미래는 다르다.

    과거를 제대로 알고,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그에 책임을 져야만 올바른 미래를 가질 수 있다.

    그것이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분명한 의무이다.


    글을 마치며…

       ‘황태자비 납치사건’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을미사변,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재조명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소설은 머리를 식히기 위해 간단하게 읽으려고 보는데 이 책은 실제 우리나라의 좋지 않은 역사를 기반으로 쓰인 소설이다 보니 오히려 사뭇 진지해 져버리게 되는 느낌이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허구라는 살을 덧붙여 이렇게 명작을 만들어내는 작가님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책이었다. 핵심 내용이 벗어나는 것 같으면서도 알고 보니 가장 중요한 실마리였던 전개 방식이 마치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을 보는 듯했다. 역사에 관심이 적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일 것 같다.


    함께 참고하면 좋은 글 추천

    매스커페이드 호텔

    전갈의 아이


    이상 ‘황태자비 납치사건’ 이라는 책을 읽고 쓴 지극히 주관적인 소감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독서 시기 : 18.07.18 ~18.07.21/ 384p
    이미지 출처 : yes24 검색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책 제목만 봐도 따뜻한 봄날에 어울리는 책일것만 같습니다.
    책을 읽어가면서 자연과 소통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고 순수함, 따뜻한 분위기로 내용을 전개해가는 방식이 매력적이었던 책이었습니다.
    그럼 제가  ‘당신은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목차

    • Little Tree 내 이름은 작은 나무 11
    • The Way 자연의 이치 21
    • Shadows on a Cabin Wall 할아버지와 조지 워싱턴 32
    • Fox and Hounds 붉은여우 슬리크 45
    • “I Kin ye, Bonnie Bee” “당신을 사랑해, 보니 비” 64
    • To Know the Past 과거를 알아두어라 79
    • Pine Billy 파인빌리 92
    • The Secret Place 나만의 비밀 장소 108
    • Grandpa’s Trade 할아버지의 직업 121
    • Trading with a Christian 기독교인과 거래하다 141
    • At the Crossroads Store 사거리 가게에서 163
    • A Dangerous Adventure 위험한 고비 178
    • The Farm in the Clearing 어느 빈 터에 걸었던 꿈들 204
    • A Night on the Mountain 산꼭대기에서의 하룻밤 220
    • Willow John 윌로 존 246
    • Church-going 교회 다니기 269
    • Mr. Wine 와인 씨 284
    • Down from the Mountain 산을 내려가다 299
    • The Dog Star 늑대별 322
    • Home Again 집으로 돌아오다 351
    • The Passing Song 죽음의 노래 361

    – 출처 : yes2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목차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주요 내용

      이 책은 저자 포리스트 카터의 자전적인 소설로, 이야기는 주인공인 ‘작은나무’가 홀어머니의 죽음으로 조부모와 함께 살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체로키족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산 속 오두막에 살면서 ‘작은나무’는 산사람으로, 또 인디언으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자연의 이치로 세상을 보고 판단하는 지혜를 배워간다.

     ‘작은나무’는 조부모로부터 감사를 바라지 않고 사랑과 선물을 주는 것, ‘영혼의 마음’, 다른 사람을 진실로 이해하는 것 등의 체로키 인디언의 생활철학을 익혀간다. 또 백인 문명에 짓밟혀가면서도 영혼의 풍요로움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인디언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영혼을 지켜갔는지도 배운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연의 이치를 벗어나 탐욕과 위선으로 점철된 현대 사회에 대한 고발도 보여준다. ‘작은나무’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산 아래 마을에서의 일들, 예컨대, 입에 발린 말로 사람들을 속이면서 자기 욕심 챙기기에만 급급한 정치인들, 진정한 영혼의 구원보다는 종교를 자신들의 이기적인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삼는 종교인들과 신도들, 가난한 한 소작농의 빗나간 자존심 등이 생생하게 현대 사회의 허구성을 드러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 현대 문명의 허구성은 백인들이 ‘작은나무’의 조부모를 찾아와 그들이 인디언이라는 이유로, 또 자신들과는 다른 철학으로 아이를 기른다는 이유로 ‘작은나무’를 강제로 고아원으로 보내고, ‘더 좋은 교육’과 ‘더 나은 환경’을 주는 대목에서 절정에 이른다. 결국 ‘작은나무’는 부모가 백인처럼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차피 지옥에 떨어질 사생아”로 취급하는 백인 문명의 잔혹성과 위선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조부모가 죽고 난 뒤에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인디언 연방을 찾아 헤매는 어린 방랑자가 된다.

    – 출처 : yes2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줄거리

    인상 깊었던 구절

    언뜻 생각으로는 우리가 산을 짓밟으면서 앞으로 나갈 것 같았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산이 손을 벌려 온몸으로 감싸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p16
    “꿀벌인 티비들만 자기들이 쓸 것보다 더 많은 꿀을 저장해두지… 그러니 곰한테도 뺏기고 너구리한테도 뺏기고… 우리 체로키한테 뺏기기도 하지. 그놈들은 언제나 자기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쌓아두고 싶어 하는 사람들하고 똑같아. 뒤룩뒤룩 살찐 사람들 말이야. 그런 사람들은 그러고도 또 남의 걸 빼앗아오고 싶어 하지. 그러니 전쟁이 일어나고, 그러고 나면 또 길고 긴 협상이 시작되지.” / p28
    개든 사람이든 간에 자기가 아무 데도 쓸모없다고 느끼는 건 대단히 좋지 않다는 게 할아버지의 설명이셨다. / p46
    이번 일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다른 사람을 속이려 하면 도리어 자기 자신이 곤란에 빠지게 된다는 걸 깨달았을 거라고 하시면서, 사실 그랬다. / p62
    “말 많은 그 빌어먹을 놈의 자식들이 이렇게 모든 걸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린단 말이야. 앞으로 너는 누가 다른 사람 헐뜯는 말을 하면 그 말을 가지고 판단하면 안 된다. 그런 건 아무 쓰잘데기 없는 거니까. 그것보다 말투를 잘 들어봐. 그러면 그놈이 비열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을 테니.” / p146
    할아버지는, 남에게 무언가를 그냥 주기보다는 그것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 훨씬 좋은 일이다. 받는 사람이 제 힘으로 만드는 법을 배우면 앞으로는 필요할 때마다 만들면 되지만, 뭔가를 주기만 하고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으면 그 사람은 평생 동안 남이 주는 것을 받기만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 사람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기 때문에 결국 자신의 인격이 없어지고 자신의 인격을 도둑질 당하는 셈이 되지 않겠는가, 이런 식으로 하면 그 사람에게 친절한 것이 도리어 불친절한 것이 되고 만다고 하셨다. / p279
    나비는 죽어가고 있었다. 나비 스스로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그놈이 보통 인간들보다 더 현명하다고 말씀하셨다. 나비는 다가오는 죽음을 놓고 안달하지 않았다. 나비는 자신이 할 바를 다했으니 이제 죽는 것 만이 자신의 유일한 목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옥수숫대 위에 앉아 태양의 마지막 온기를 쬐면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 p301
    할아버지는 여전히 그냥 그대로 서 계셨다. 저녁노을 속에서 그 모습은 점점 작아져갔다. 어깨를 떨군 할아버지는 몹시 늙어 보였다. / p321
    “자신이 여전히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씀하신 것이 떠올랐다. / p370

    글을 마치며…

       요즘 뉴스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좋은 소식보단 나쁜 소식으로 도배되어 있다. 젠더 갈등, 사선 사고 등등…
    나는 독서를 하는 순간에는 책에 몰입하고, 사색하는 과정에서 여유를 느끼기에 독서에서 매력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힘든 현실을 잠시 잊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좋은 책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지 않을까 싶다.

      사람마다 행복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 이 주인공은 정말 행복했고 앞으로도 행복할 것이라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중간중간 자연을 표현하는 부분도 많이 인상 깊었고 할아버지를 통해 체로키인의 철학을 독자에게 은은하게 전달하는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자연과 소통하는 주인공 ‘작은 나무’로부터 순수한 모습과 함께 책의 따뜻한 분위기가 내 영혼을 감싸는 듯했다.

      살아가는게 정말 힘들고 지칠 때 내 영혼을 위로해줄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다. 번아웃이 올 때 이 책을 읽는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함께 참고하면 좋은 글 추천

    스티브 잡스 이야기

    버킷 리스트


    이상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이라는 책을 읽고 쓴 지극히 주관적인 소감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향수

    향수
    독서 시기 : 17.12.16 ~17.12.17/ 384p
    이미지 출처 : yes24 검색 / 향수

     개인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감각중 하나가 그 시절 당시의 ‘향기’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을 여기 저기 다니다 보니 많은 장소, 명소에 대해 방문했던 시간이나 장소는 어렴풋이 기억나지만 당시 느꼈던 향기, 향수 만큼은 오래 기억나는 것 같습니다.
    ‘사람에게서 나는 향기’로 ‘세계 최고의 향수’를 만들겠다는 주인공의 광기를 정말 세세하게 묘사를 잘 해두어서 클라이막스로 갈수록 저조차도 그 광기에 사로잡히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럼 제가 ‘향수’를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향수’ 주요 내용

       주인공 ‘장 바티스트 그루 누이’는 18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극히 예민한 후각을 가지고 한 시장의 생성 대가리 사이에 세상에 빛을 보게 된다.
    그는 신체적으로 왜소하고 별 볼일 없었지만 후각으로 밤에 불빛 없이 길을 다닐 수 있으며 냄새가 나는 것이면 머릿속으로 다 그리며 평생 그 냄새를 기억하는 매우 천재적인 능력을 지녔다. 하지만 그는 정작 사람에게서 기본적으로 나야 하는 냄새가 전혀 없었고 이를 괴이하게 느낀 그 주변 사람들은 그를 기피하고 심지어는 죽이려고까지 한다. 하지만 그는 번데기처럼 매번 살았고 성장하다 우연히 파리의 도시 속에서 한 여인의 향기에 매료되어 그녀를 따라가다 그녀를 살해하기까지 이른다. 그녀의 향기는 지금껏 맡아본 적 없는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오묘하면서 최고의 향기였다. 하지만 그녀의 향기를 다시는 맡을 수 없다는 사실에 그는 크게 절망했다. 그와 동시에 그는 그녀의 향기와 같은 ‘사람 냄새’에 대해 소유욕을 느끼기 시작했다. 향수 제조법을 배우던 중 그는 자신에게는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큰 혼란에 빠지게 되고 더욱 궁극의 향수 제조에 욕망을 느끼게 된다.  이를 위해 향수를 제조하는 기술이 뛰어난 ‘그라스’라는 도시에서 스물다섯 번에 걸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그는 살인을 통해 그녀들의 향기를 잠시 ‘소유’할 수는 있었지만 결국은 소멸할 것이며 이에 대해 낙담한다. 이후 그는 붙잡혀 사형에 처해질 위기까지 가지만 그가 지금껏 배워온 제조기술과 스물다섯 명의 여인을 제물로 하여 만든 향수를 뿌려 거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매료해버린다. 그와 동시에 이건 ‘자신이 쓴 가면’에 불과하며 결국 자기 자신이 가진 것은 병안에 든 궁극의 향수뿐이라는 것을 느끼며 자신이 태어난 프랑스 오를레앙에 도착해 사람들 사이에서 가지고 있는 향수를 다 뿌려버리고 향수에 이성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그를 소유하고 싶다는 본능만이 머릿속에 존재하게 되어 그를 먹어치워버리고 만다. 


    인상 깊었던 구절

    향수병을 잡고 있는 손에서 아주 부드러운 향내가 퍼졌다. 손을 코로 가져가 냄새를 맡아 본 그는 기분이 우울해졌다. 몇 초간 걸음을 멈춘 그는 다시 냄새를 맡아보았다. 이 향수가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향수가 얼마나 잘 <만들어진> 것인지 아는 사람도 없다. 사람들은 단지 그 효과에 굴복할 뿐이니까. 그렇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자신들을 매혹시키는 것이 향수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이 향수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사람은 그것을 만들어 낸 나 자신뿐이다. 그런데도 나는 그 향수의 마법에 걸리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 아닌가. 이 향수는 내게는 아무 의미도 없다. / p375 
    그루 누이가 납골당에서 일어나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을 때 처음에는 그걸 알아차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마치 원래부터 그들과 같은 패거리였던 것처럼 그는 눈에 띄지 않고 볼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이 점이 나중에 그들로 하여금 그가 유령이나 천사, 혹은 초자연적인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게 만든 이유였다. 왜냐하면 그들은 보통 낯선 자의 접근에 지극히 예민한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치 땅속에서 솟아나기라도 한 것처럼 갑자기 푸른 옷을 입은 작은 남자가 작은 병을 손에 들고 거기에 서 있었던 것이다. 그가 병 마개를 열었다. 누군가 거기에 서서 병 마개를 여는 것,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첫 순간이었다. 그 남자는 작은 병의 내용물을 이리저리 흩뿌리기 시작했고, 그러자 갑자기 환한 불길에 휩싸인 것처럼 아름다움이 퍼져 나갔다.
       한순간 그들은 외경심과 놀라움으로 주춤거렸다. 그러나 그 순간 벌써 그들은 뒷걸음질이 아니라 그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외경심이 갈망으로, 놀라움이 감격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들은 이 인간 천사에게 이끌리는 것을 느꼈다. 막을 수 없고, 또 막고 싶지도 않은 힘찬 물결이었다. 이미 그 의지는 물결에 의해 허물어졌고 오히려 그를 향해 가까이, 더 가까이 가고자 할 뿐이었다.
       그의 주위로 이삼십 명의 원이 만들어졌다. 그 원이 점점 좁아지고 있었다. 곧 원이 더 이상 좁혀질 자리가 없었다. 사람들은 서로를 밀치고 떠밀면서 가운데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모드를 한가운데로 가까이 다가가고자 애를 썼다.
       그러자 순식간에 저지선이 무너지면서 원이 허물어져 버렸다. 천사에게로 몰려간 사람들이 그를 덮쳐 바닥에 쓰러뜨렸다. 다들 그를 만지고 싶어, 그의 일부분이라도 갖고 싶어 안달이었다. 작은 깃털 하나, 날개 한 조각, 그 놀라운 불꽃을 두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졌다. 옷이 찢어졌고 머리카락과 피부가 떨어져 나갔으며 몸뚱어리가 물어뜯겼다. 사람들은 손톱과 발톱을 세우고 그의 육체에 달려들었다. 마치 하이에나들 같았다. 
       그러나 인간의 육체는 아주 질겨서 쉽게 듣어지지가 않았다. 아마 말이었다고 해도 힘이 들었을 것이다. 곧 여기저기서 단검이 번쩍이더니 그의 몸을 찔러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도끼와 칼을 이용해 둔탁한 소리를 내며 관절과 뼈를 토막내 버렸다. 천사의 몸뚱이는 삽시간에 서른 조각으로 잘렸다. 그걸 한 조각씩 움켜쥔 사람들이 황홀한 쾌감을 느끼며 뒤로 물러나 먹기 시작했다. 반 시간쯤 지나자 장 바티스트 그루 누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 p377~378

    글을 마치며…

      초반부 그가 후각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음을 글로 표현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작가가 문장 하나하나 노력을 기하여 이 책을 저술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직접 그 향기를 맡으면서 마치 그 형상을 기억하려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몰입감이 있게 글을 써 내려간다.

    주인공인 ‘장 바티스트 그루 누이’는 우연히 여인의 향기를 맡고 끝없는 황홀함에 이끌려 의도치 않은 살인을 저지르는데 여기서 그는 그 향기를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보면 태어나자마자 죽을뻔했던 그가 끈질기게 살아가려는 목적이 그 ‘향기’때문이라 생각할 정도로 매혹적이었기 때문에 그는 그 향기를 소유하기까지 끈질기게 살아간다. 그가 향기를 추출하기 위해 향수 제조사로서의 그의 능력을 발휘하는 부분 또한 이 책을 읽는 재미중 하나이다. 그는 정말 후각에 있어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는데 일반 사람들이 맡지 못하는 냄새를 맡는 것은 기본이고 그 냄새를 세세하게 분석할 수 있었으며 평생 그 향기를 머릿속에 기억하여 언제든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렇게 천재적인 그가 스물다섯 명의 여인을 살인하면서 결국 죽기까지의 과정을 보면서 자칫 황당 무계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소재에 치밀한 작가의 문장력이 더해져 엄청난 명작을 탄생시켰다. 이 책을 읽고 나서의 여운은 내가 첫 추리소설 입문이자 아직까지고 추리소설 중 가장 충격적이며 내가 생각하는 1위의 책인 ‘악의’만큼이나 오래갈 것 같다. 그가 저지른 살인이나 향수 제조를 배우는 행위 모두 어떻게 보면 그가 궁극의 향을 찾고자 하는 본능적이면서도 가장 원초적인 행동이 아니었나 싶다. 배운 게 없어서 가장 순수하면서 어떻게 보면 가장 악랄하며 잔인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가 현대 시대에 태어나 이와 같은 천재성을 발휘했으면 어떤 전개가 펼쳐졌을까 하는 상상을 하는 것 또한 사색에 잠기기에 충분히 좋은 소재인 듯하다. 이 책은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함께 참고하면 좋은 글 추천

    전갈의 아이

    매스커페이드 호텔

    고백


    이상 ‘향수’를 읽고 쓴 지극히 주관적인 소감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매스커페이드 호텔

    매스커페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호텔
    독서 시기 : 17.12.05 ~17.12.06/ 504p
    이미지 출처 : yes24 검색 / 매스커페이드 호텔

    일본 추리 문학 하면 떠오르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일류 호텔에서 사건이 발생한 후, 호텔을 드나드는 각양각색의 인간들과 그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보면서 누가 범인일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들고, 긴장감을 유지하게 되는 책입니다.  한 번 읽으면 멈출수 없게 만드는 추리 소설…

    그럼 제가  ‘매스커레이드 호텔’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매스커레이드 호텔’ 주요 내용

      도쿄에서 6일 혹은 8일 간격으로 세 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현장에는 수수께끼 같은 숫자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연쇄살인 관련 일이라 판단하고 ‘닛타 고스케’경위를 프런트 데스크에 위장시켜 호텔 안에서 모든 일을 보고하도록 지시한다. 이에 닛타 경위는 일류 호텔의 호텔리어 야마기시 나오미에게 철저한 교육을 받게 되는데.. 하지만 수사에 난항을 겪으면서 낫타는 호텔리어 나오미 씨가 은근히 사건에 대해 캐묻자 조금씩 같이 범인을 색출해간다. 앞선 근거들로 인해 살인 장소는 매스커레이드 호텔이라는 것이 유일한 단서지만 하나하나 트릭을 색출해가며 사건을 추리해가는 낫타와 그 옆에서 은근히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는 나오미 씨. 범인은 누구이며 왜 이렇게 장소를 알려주는 단서를 남긴 것일까?


    인상 깊었던 구절

    ‘우리는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그러면서도 그 가면 밑의 맨얼굴이라는 허상을 추구하는지도 모른다. 존재하지 않는 동일범, 존재하지 않는 스토커를 추적하는 형사와 호텔리어의 이야기는 좀 더 넓게 보자면 그런 우리의 자화상일 것이다.’
    “저 부인은 흰 장갑을 끼고 있었죠, 양손에.”
    “네, 나도 봤어요. 그게 어떻다는 건가요?”
    내 경험으로는 시각장애인은 장갑을 거의 끼지 않아요. 그들에게는 청각과 마찬가지로 각도 귀중한 정보거든요. 손에 닿는 감촉을 방해하는 장갑은 거치적거릴 뿐이죠. 게다가 시각장애인은 자칫 잘못해서 젖은 곳에 손이 닿는 상황을 늘 염두에 두게 마련이에요. 혹시 장갑이 축축해지면 잘 마르지도 않고 아무래도 찝찝하잖아요.”
    형사의 설명에 나오미는 연거푸 눈만 깜빡였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하고 그녀는 말을 이었다. “저 손님에게는 뭔가 사정이 있는지도 모르죠. 손에 흉터가 있다거나 멍 든 걸 가리기 위해서 라든가.”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어요. 이상하다고 결론을 내린 건 아니에요. 맘에 좀 걸렸다는 정도지요. 형사는 일단 의심하는 게 일이라서.” / p106
    “그다음 사건이 일어난 건 10월 10일입니다. 장소는 센주신바시 근처의 빌딩 건설 현장. 살해된 사람은 중년 여성으로, 옷 속에서 숫자가 적힌 종이가 발견되었죠. 정확히 말하면 손으로 적은 게 아니라 잡지와 신문에서 오려낸 것으로 보이는 활자를 일일이 붙였어요. 그 숫자가 여기 셋째 줄과 넷째 줄입니다.” 닛타의 손끝이 조금 아래로 이동했다.
    45.648055
    149.850829
    여기서 닛타는 얼굴을 들고 씩 웃었다.
    “어때요,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어요?” / p150

    글을 마치며…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는 어떤 사건에 초점을 맞추도록 독자들을 유인하다가 결국 아니었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하며 그 사람을 용의선상에서 제거하도록 유도한다. 이건 작가가 유도하는 트릭임을 깨닫게 되는 부분은 마지막 범인이 밝혀지는 부분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특성상 마지막 20페이지 분량 정도에 범인이 나오고 그 추리과정, 범인이 사용한 트릭이 가가 형사나 범인의 독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트릭을 풀어주는 부분을 읽을 때는 언제나 소름이 돋는다. 가볍게 집어 들었던 책이지만 결코 가볍게 놓을 수 없는 책인 게 히가시노 게이고씨의 특징인 것 같다. 믿고 보는 추리소설이다. ‘붉은 손가락’, ‘악의’, ‘졸업’, ‘내가 그를 죽였다’, ‘잠자는 숲’ 등의 가가 교이치로 형사, ‘용의사 X의 헌신’을 비롯한 ‘갈릴레오 시리즈’의 유가와 마나부 교수 외에 이번 ‘매스커레이드 호텔’에서 새롭게 닛타 고스케 형사가 등장했는데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다.


    함께 참고하면 좋은 글 추천

    전갈의 아이


    이상 ‘매스커페이드 호텔’ 이라는 책을 읽고 쓴 지극히 주관적인 소감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전갈의 아이

    전갈의 아이
    독서 시기 : 18.08.13~18.08.15 / 734p
    이미지 출처 : yes24 검색 / 전갈의 아이

    ‘전갈의 아이’ 소설은 ‘복제 인간’이라는 키워드를 소재로 내용을 전개해 나갑니다.
    가볍게 읽으려다 읽으면 읽을수록 윤리, 도덕에 대해 생각하며 점점 책에 몰입하게 되는 게 매력인 책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자기 자신을 복제해서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면 하시겠습니까?
    이 책은 읽어 나갈수록 복제 인간은 인간인지, 하나의 도구로 봐야 할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는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읽었던 소설 중 가장 충격이 크고 여운이 오래 갔던 책이었던 만큼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전갈의 아이’ 목차

    • 유년 0세에서 6세
      – 맨 처음
      – 양귀비 밭의 작은 집
      – 알라크란 가의 자산
      – 마리아
      – 감옥
    • 중년 7세에서 11세
      – 엘 파트론
      – 교사
      – 메마른 들판의 이짓
      – 비밀 통로
      – 아홉 번 사는 고양이
      – 선물 교환
      – 침상 위의 그것
      – 연지
      – 셀리아의 사연
    • 노년 12세에서 14세
      – 굶어 죽은 새
      – 늑대 형제
      – 이짓 우리
      – 용의 재물
      – 성년
      – 에스페란사
      – 피의 결혼식
      – 배신
    • 14세
      – 죽음
      – 마지막 인사
      – 농장 경비대
    • 두번째 삶
      – 미아 소년들
      – 다리가 다섯 개 달린 말
      – 플랑크톤 공장
      – 마음의 때 씻기
      – 고래의 다리가 없어졌을 때
      – 톤톰
      – 발작
      – 공동묘지
      – 새우 채취기
      – 사자의 날
      – 언덕 위의 성
      – 귀향
      – 영원의 집

    ‘전갈의 아이’ 주요 내용

      아편 제국의 왕이라 할 수 있는 마테오 알라크란은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복제인간, 클론을 만들게 된다. 본래 클론들은 뇌를 파괴시켜 스스로 생각할 수 없게 만들지만 알라크란은 그냥 두라고 한다. 이렇게 생긴 ‘존재’가 주인공 마트이다. 마트가 클론이라는 사실만으로 사람들은 마트를 무시하고 경멸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들은 마트를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인격체로 보고 남들과는 다른 태도를 취한다. 여러 번 죽을뻔한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장기이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의 용기로 인해 살아가기도 하고 배신을 당해 다른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이를 극복하고 점차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는 주인공의 심경 변화가 잘 묘사되어 있다.


    인상 깊었던 구절

    그는 왜 쓰레기처럼 저기 버려져 있는 걸까? / 156p
    0063ff
    마트는 정원 먼 곳에서 비둘기 우는소리를 들었다. 노 호프(No hope). 비둘기는 이렇게 울었다. 노 호프. 노 호프. / 200p
    그는 자신을 동등한 인간으로 대해 준 것이다. / 274p

    셀리아는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단조로운 목소리로 짧게 말했다.
    “그 애들은 전부 이짓이 됐어.”
    그리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 284p

    이짓들은 추위도 더위도 갈증도 외로움도 느끼지 못한다. 그들의 뇌 속에 심어진 전자 칩은 감각을 제거한다. 그들은 일벌과 같은 끊임없는 헌신성으로 수고한다. 누구라도 그들이 불행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누가 그들이 학대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 385p
    “아니, 넌 못 나가. 엘 파트론이 살아나려면 심장이 필요한데, 그걸 얻어 낼 곳은 오직 한 군데뿐이야.” / 427p
    “넌 이해를 못 하는 거야. 그들은 얘 할머니를 가둬 놔야 도와줄 수 있어. 가난뱅이들을 몽땅 놔 주면 더 이상 도와줄 사람이 없게 되고, 그러면 크롯 같은 파수꾼들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게 될 테니까.” / 549p

    “나도 사랑해. 난 이게 죄라는 걸 알아. 나중에 지옥에 가겠지.”
     마리아가 대답했다.
    “만약 나한테 영혼이 있다면, 나도 같이 갈게.”
    마트는 약속했다.  / 565p

    차초가 말했다. 그리고 마트가 마음을 진정하고 다시 일어설 때까지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앞을 막아 주었다. / 607p
    “탬 린이 그러는데 토끼는 코요테한테 잡히면 포기한대. 걔네들은 짐승이고 희망이라는 걸 알지 못하기 때문에 죽음을 받아들이는 거래. 하지만 인간은 달라. 인간은 상황이 아무리 나빠 보여도 죽음과 맞서 싸워. 그리고 어떤 때는 가능성이 전혀 없어도 이기는 일이 있어.” / 631p

    글을 마치며…

       ‘전갈의 아이’라는 책을 처음 읽었을 때 15살쯤이었다. 인간 복제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등장인물을 크게 나눠보면 죽음을 수용하는 엘 비에호, 클론을 통해 목숨을 연장하는 엘 파트론으로 나눌 수 있다.마음은 클론을 반대할지라도 엘 파트론의 거대한 세력에 반대하면 목숨만 잃기에 그에게 동조하는 부류도 적지 않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이자 복제인간, 클론인 마트. 지금에서야 다시 읽어보면서 내용은 대부분 잊었지만 언제 죽을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불안했다. 또한 주변 사람들은 클론이라고 하면 치를 떨며 가축을 보는듯한 시선을 주었는데 엘 파트론의 경호원인 탬 린, 마리아, 셀리아는 마트를 똑같은 인격체로 대해주고 마치 이들의 모습이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과 같이 나타난다. 하지만 내가 그런 환경에서 자랐다면 정말 이들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었을지는 명쾌하게 답을 하지 못할 것 같다.
       실제로 미래에 인간 복제에 대한 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 이 주제를 기반으로 제작된 ‘아일 랜드’ 라는 영화도 있고 여러 가지 소설도 있다. 이 책도 그중 하나이다. 인간 복제 기술은 의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획기적이고 부작용이 없는 최고의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그들이 태어나면 그들 또한 각각의 인격을 갖춘 새로운 생명이고 이는 존중받아야 할 존재들이다. 이 때문에 인권문제로 인간 복제에 대한 논란은 아직 있는 걸로 안다. 그럼 무엇이 옳은 방향인가?
       나는 죽음을 수용하는 엘 비에호의 입장이 더욱 와닿았다. 사람은 어차피 언제나 죽게 되어있다. 이를 부정하니 여러 불법적인 일들 저지르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 씨 또한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루를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지 자신에게 물어보았고, No 라는 대답이 일주일 이상 계속되면 삶에 변화를 주었다고 한다. 나도 이런 점을 본받기 위해 내일 죽어도 오늘을 후회하지 않게 살아보자는 생각을 하고 산다. 죽음을 회피하는 것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후회스럽다는 의미가 아닐까? 당장 내일 죽더라도 오늘 하루를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그만큼 가치 있는 삶도 없다고 생각한다.
       복제 인간이라는 주제로 괜찮은 책을 찾는다면 ‘전갈의 아이’라는 책은 정말 추천한다.


    함께 참고하면 좋은 글 추천

    현직자가 들려주는 진짜 회사 이야기 – 제조/생산


    이상 ‘전갈의 아이’ 라는 책을 읽고 쓴 지극히 주관적인 소감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