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멀게만 느껴지지만 언젠간 받아들여야 할 사실
책의 제목이 조금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제목만큼이나 여운이 짙은 책입니다.
사람은 언젠가 죽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내일 당장 죽는다고 하면, 덤덤하게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인생의 선배들이 알려준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마주한 짧은 삶과 죽음의 이야기…
그럼 제가 ‘죽기 전에 더 늦기 전에’를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은 겉보기에만 노력하고 있을 뿐’ 목차
프롤로그_지금이 어려우면 마지막부터 시작하세요
1장 긍정할 때 삶은 더 아름다워져요
1. 내 인생과 친해지세요
2. 지는 꽃도 아름다워라
3. 해피엔딩을 원한다면 ‘불편한 진실’도
마주 보세요
4. ‘지나간 삶’보다 ‘남은 삶’을 놓치지 마세요
5. 세상의 모든 것을 긍정하세요, 죽음조차도2장 감정에 휘둘리지 마세요
1. 미안해요 회진법
2. 서로에게 서로가 스승이 되어야 합니다
3. ‘병든 삶’이 ‘병든 죽음’을 만들어요
4. ‘죽이는 의사’로 살아가는 그 이유
5. 어쩔 수 없다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세요3장 때로는 지는 것이 이기는 것입니다
1. 혼자 가는 길, 함께해요
2. 눈부신 마지막을 지금 준비하세요
3. 죽음보다 힘든 삶을 견뎌야 하는 그들
4.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여행 다니면서
5.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이제는 멈추세요4장 웃으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1. 살리는 의사, 죽이는 의사
2. 모르핀,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3. 행복 배달꾼 ‘양 회장과 그 일당들’
4. 그대 걱정 말고 울어요
5.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주세요5장 이제는 그만 내려 놓으세요
1. 서둘러요, 내일이 완벽하게 보장된 사람은 없으니까
2. 여기서부터는 ‘혼자 가야 해’
3. 인생이라는 가방에 채워야 할 것들
4. 우리에게 ‘죽음과 죽어감’이란 무엇일까?
5. 인생의 마지막 상자를 쌓는 법, 메멘토 모리에필로그_마지막이 인생의 정답을 알려줍니다
부록_호스피스 의사 김여환이 추천하는 웰다잉 10계명
‘죽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주요 내용
800여 명의 환자에게 임종 선언을 해오면서도 여전히 죽음에 대해 담담해질 수 없다고 김여환 의사이자 저자가 말한다.
저자가 대구의료원 평온관에서 근무하며 삶의 마지막 문턱에서 ‘죽음’이 아닌 ‘삶’에 대해 배우며 삶과 죽음데 대한 스토리를 이 책에 담아두었다.
인상 깊었던 구절
“죽음을 배우면 죽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삶이 달라진다. 자신의 마지막을 정면으로 응시하면 들쭉날쭉하던 삶에 일관성이 생기고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그렇게 나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자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당신과 나누고 싶다.”
당신이 당장 내일 죽는다면 무슨 기분이겠는가? 말기 암 환자들은 항상 이런 두려움을 가지고 고군분투한다.
큰 병에 걸려 곧 죽을 사람들은 처음엔 그 사실을 부정했다가 ‘왜 나한테 이런 일이?’라고 분노를 표출하며 이후 곧 죽는다는 사실에 우울해지며 결국 죽음을 수용하는 단계에 이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말기 암 환자들은 1단계인 부정 부분에서 이런저런 병원을 다니며 항암치료를 하다가 남은 생을 고통과 함께 보내다가 쓸쓸히 임종한다.
“애들은 어떡하죠?”
나는 투병 중인 윤하 씨에게 그렇게 물었었다.
“어떡하긴요. 할 수 없죠.”
그녀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윤하 씨의 말처럼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는, 어쩔 수 없는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그녀는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워야 했을까.
오늘 윤하 씨는 앙상하게 뼈가 드러난 하얀 손으로 일곱 살 맏아이의 손을 꼭 부여잡고 잠이 들었다. 심장이 멈추고 온기가 사라졌다. 그녀의 얼굴에는 아직도 눈물자국이 남아 있었다.
“삶에 대한 욕심으로 가득했던 나는 호스피스 생활을 하면서 달라졌다. 여유가 생겼고 넉넉해졌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기 위해 발버둥치지 않았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시키지 않았다.”
벚꽃이 모두 질 무렵, 연숙 씨는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앙상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난 아내를 보며 그녀의 남편이 말했다.
“아름답게 지는 꽃은 없어도 깨끗하게 지는 꽃은 있네요.”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이 몽땅 빠지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이 어떻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호스피스를 ‘죽음에 관한 동화’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통증에 몸부림치던 암 환자가 호스피스에 와서 통증을 조절하고 삶을 잘 정리한 뒤 편안하게 죽었다’라는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죽었다’는 말만 기억한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 기억해야 하는 것은 죽기 직전까지 그가 어떻게 살았고 얼마나 행복했는지가 아닐까.
모든 죽음은 슬프다. 비록 슬픔 속에서 떠나더라도 우리는 죽음 직전까지 행복해야 한다. 생명을 연장시키고 죽음을 중지시키려는 열망 때문에 마지막 여행을 즐기지 못한다면 슬픔은 불행으로 변질되어 남은 삶에 시커먼 먹구름을 드리울지도 모른다.
나는 호스피스 의사로서 당부하고 싶다. 언젠가 당신에게 그때가 오면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모르핀을 거절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나는 신이 우리가 아프지 않게 죽어가기를, 그리하여 죽음의 맨얼굴을 응시하기를 바랐을 거라고 감히 생각한다.
글을 마치며…
‘죽음’
나에게는 먼 미래, 눈에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먼 미래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하지만 ‘죽기 전에 더 늦기 전에’라는 책을 읽고 죽음에 대한 인식은 크게 바뀌었다. 사건 사고가 많은 요즘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교통사고도 본인이 원해서 당하는 게 아니지 않는가? 실제로 죽음을 직면했을 때 나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욱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었다.
정말 마지막에 직면했을 때 죽음을 수용하고 편안해지기 위해선 ‘현재의 나’에게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을 하다 번아웃이 오면 쇼핑이나 운동, 독서 등 각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는 다음과 같이 나에게 질문한다.
‘내일 지구에 큰 운석이 떨어져서 지구가 멸망하면, 내가 죽는다면 난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
그렇다. 정말 뜬금없고 현실적이지 않은 생각이다. 질문을 되새기며 혼자서 피식하고 웃기도 하며, 진짜 뭐 해야 하지? 라고 사뭇 진지해져 버린다. 요즘에는 ‘운석이 떨어지는 순간을 찍어 멋지게 액자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현재 상황을 수용하고 내 행복을 내가 찾아야 하니까.
이런 사색에 잠기고 난 후면 정말 사소한 배려나 상황에도 기분이 금방 좋아져 버리게 된다.
물론, 현대사회에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이른바 욜로족처럼 버는 만큼 다 쓰라는 의미가 아니다.
너무 자신을 구속하기보단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며, 사소한 것에도 행복해하며 살아갔으면 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지나 온 시간을 돌아보며 회한에 잠기기보다는 행복에 잠기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상 ‘죽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이라는 책을 읽고 쓴 지극히 주관적인 소감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